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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서비스업 ‘불황엔 장사없다’

김철중법무사 2012. 8. 6. 20:36


#1. 재개발·재건축 컨설팅 전문업체 Y사는 지난해 서울 용산 한강로2가 본사 사옥에 재건축, 경매, 토지 등 부동산 각 분야별 4개 업체를 불러들여 한지붕 아래 살림을 꾸렸다. 경비절감과 부동산 관련 교육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시장침체로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수강생은 갈수록 줄고 적자경영이 이어지면서 최근 뿔뿔이 흩어졌다. 의기투합해 한곳에 모인 지 1년 만이다. 사옥에서 나간 일부 업체는 아예 문을 닫거나 간판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사는 올해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해 지난해 25명이던 직원을 7명으로 대폭 줄였고 빈 사무실은 임대료를 받아 근근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 부동산경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원 N씨는 얼마 전 이직했다. 부동산시장 불황의 여파가 경매업계에도 미치면서 새로운 직업을 찾아 나선 것이다. 지난주에는 부동산정보업체 B사의 팀장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고 앞서 다른 B사의 연구원도 마땅한 계획 없이 직장을 그만뒀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전문가 A씨는 연구원으로 일하던 회사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표를 내고 재개발·재건축, 상가 등의 사업 타당성을 분석해주는 용역 연구소를 차렸다. 하지만 재개발 지분거래 등 투자수요가 실종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구조조정, 비상경영도 '한계' 
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 구조조정, 비용절감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부동산정보, 경매, 컨설팅 등 부동산서비스업계가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은 주수익원인 중개업소 회원비가 크게 줄면서 지난해 인력을 대폭 줄인 데 이어 올해에도 자진 이직과 추가 구조조정 등으로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들도 지난해 이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재개발·재건축 컨설팅업계 2위인 J사는 최근 모든 직원이 그만둬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갔다. 업계 1위의 Y사도 보릿고개를 겨우 버티는 마당에 후발업체들은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정보업체 B사는 중개업소 가맹비가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 팀장급이 회사를 떠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정보업체는 회원으로 가입하는 중개업소들이 내는 연간 수백만원의 회비가 주수입원인데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회원으로 가입해도 회비를 안내는 곳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어 "회비수입이 70%가량 줄어든 곳도 있다"며 "허리를 졸라매도 버티기 힘든 한계상황에 부딪혔다"고 덧붙였다. 

■내년이 고비 
불황으로 문을 닫거나 겨우 필수인력만 남긴 부동산서비스업체들이 늘면서 대형 업체들도 승자독식보다는 생존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과거에는 불황이 오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호기로 여겼지만 지금은 장기불황을 버티는 업체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기류가 강하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중견건설사들마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 등에 들어가면서 부동산관련 컨설팅뿐 아니라 영세 광고·분양대행사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부동산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내년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컨설팅업계에 전반적으로 문의도 없고 일거리 역시 없어 사무실에 안나가는 업체 대표들이 많다"며 "사업다각화를 고민해도 마땅치 않아 거의 멘탈 붕괴 상태"라고 전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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